미국 입국 심사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을 검사하는 것은 불법이라며,미국 시민들이 국토안보부(DHS)와 이민관련 기관 2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자 10명과 영주권자 1명 등은 매사추세츠 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을 통해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 기기의 검사나 장기간에 걸친 압수는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정보 보호와 언론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소송에 대한 입장 표명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방 세관 국경보호국에서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입국자의 전자기기에 대한 검사는 2015년 8500여건에서 2016년도에 약 1만9000여건으로 증가했으며,2017년도는 상반기에만 약 1만500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에 따르면 무슬림이나 소수 민족은 물론 참전 용사와 미 항공우주국(NASA) 기술자, 기자, 프로그래머 등도 전자기기 검사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에 따르면 텍사스 주에 사는 원고 수하입 알라바비디씨는 지난 1월 두바이 출장을 마치고 댈러스공항으로 입국할 당시 세관 및 국경 경비에 의해 입국을 제지당했다.
그리고 알라바비디 씨는 업무용 휴대폰 검사에는 응했지만,개인 전화의 잠금 해제에 대해서는 거부했다.
알라바비디 씨에 따르면 검사관은 전화를 모두 몰수했으며,업무용 전화는 2개월 후 반환됐지만 개인용은 7개월이 지나도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정부가 국경을 사적인 데이터를 수색하기 위한 그물망처럼 쓸 수는 없는 것”이라며 “국경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 내용을 검색하려면 먼저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수정헌법 4조에 명시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인들이 외국에 나갔다 들어오는 국경을 ‘헌법에 적시된 권리를 피해갈 수 있는 장소’ 쯤으로 여기는 정부를 법원 차원에서 저지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디오코리아 김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