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낮은 허점 ‘재외국민 전형’악용, 허위 이혼 까지…10년새 모집인원 2배 급증
’10명만 뽑아도 연 2억 수익’대학들 과열 조장
“기부입학이나 마찬가지…입시제도 사각지대”
재외국민이나 미국 시민권자 같은 외국인 등 국내와 현저히 다른 국외 교육 체제에서 공부한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재외국민 특별전형’이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한국 대학 들이 재외국민전형을 ‘돈벌이’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지난 10년새 모집인원도 갑절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재외국민 전형은 국외에서 3년 이상(고교 1년 포함) 학교를 다닌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국내와 현저히 다른 교육 체제에서 공부한 학생을 일반 학생과 같은 기준에서 평가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취지다.
일부러 유학 나간 경우를 배제하기 위해 대부분의 학교가 부모 둘 다 학생과 함께 외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할 것을 요구한다. 국외 재학 기간에 따라 3년 특례와 12년 특례(전 교육과정 이수자)로 나뉘며 모두 정원외 전형이다. 특히 12년 특례의 경우 모집 인원에 제한이 없어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이 제도를 악용하는 지원자가 늘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외국민 전형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다는 소문이 학부모들 사이에 퍼지자, 처음부터 이 전형에 지원할 목적으로 주재원 등으로 국외로 나가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나마 양호한 경우다. 이 전형에 지원하려고 이혼까지 하는 학부모도 있을 정도다.
이혼을 하면 부모 중 한 명만 자녀와 함께 체류해도 재외국민 전형 지원 자격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혼 후 아빠는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엄마는 아이와 함께 국외로 나가는 신종 ‘기러기 아빠’인 셈이다.
실제로 재외국민 전형 지원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집계한 9개 대학(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성균관대·숙명여대·이화여대·한국외대·한양대)의 12년 특례 지원자 현황을 보면 2017학년도 2310명에서 2020학년도 3277명으로, 3년 만에 41.8%나 늘었다.
늘어난 건 지원자만이 아니다. 주요 대학들의 재외국민 전형 모집 인원도 증가 추세다. 2009학년도에 서울 10개 대학(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은 재외국민 외국인 전형(북한이탈주민 제외)으로 1730명을 모집했는데, 2018학년도에는 377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3년 특례의 경우 대학 전체 정원의 2% 이내에서 선발해야 하지만, 12년 특례는 그런 제한이 없어서 숫자가 고무줄이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모집 인원을 따로 정해두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뽑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제한 없이 뽑을 수 있는 전형은 장애인 등 특수교육 대상자, 북한이탈주민, 외국인뿐이다.
대학들이 재외국민 전형을 많이 뽑는 이유는 뭘까.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10년째 등록금이 동결되고 정원도 묶여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보면 된다”며 “10명만 뽑아도 1년에 1억~2억원이니까 대학들로서는 미봉책 정도는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사실상 기부입학에 가까운 전형”이라고 꼬집고 “제한 없이 대학들 마음대로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입시제도 내 일종의 사각지대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으로서는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재외국민 전형 지원자를) 굳이 탈락시킬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국내 대학입시의 재외국민특별전형은 크게 2가지다. 입학정원의 2%이내 모집의 제한이 있는 전형과 입학정원의 제한 없이 모집하는 경우다. 거의 입학정원의 2%이내 모집의 제한이 있는 전형에 해당된다.
입학정원의 제한 없이 모집하는 경우는 흔히 ‘신의 자식들’로 전교육과정 해외이수자(흔히 12년 특례)와 외국인이다. 입학정원의 2%이내 모집의 제한이 있는 전형은 고등교육법시행령 제 29조 제 2항 제 2호에 규정된 재외국민과 외국인이다. 교포자녀, 해외근무 공무원의 자녀, 해외근무 상사직원의 자녀, 외국정부 또는 국제기구 근무자의 자녀, 유치과학과 및 교수요원의 자녀, 기타재외국민, 외국국적 취득 외국인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영주교포, 해외근무자, 기타재외국민, 외국국적 취득 외국인으로 구분 한다.
<코리아타운데일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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