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200원도 훌쩍
학비·생활비 부담 가중…수입업체들은 내심 반겨
새 학기 등록을 앞두고 한인 유학생 정모(21)씨는 최근 치솟고 있는 환율 탓에 고민이 깊다. 환율이 불안정해 집에서 받아야 하는 학비와 생활비가 크게 차이날 수 있기 때문이다.
UC어바인에 재학 중인 유학생 김모(22세)씨도 치솟는 환율 탓에 부모님이 학비 송금을 늦추고 있어 요동치는 환율 변동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환율이 달러당 1,215원까지 치솟자 남가주 지역 한인 유학생들이나 한국에서 생활비를 송금 받고 있는 기러기 부모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다음 학기 등록을 하려면 송금을 받아야 하지만, 급격히 오른 환율 탓에 며칠 사이에 큰 환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한국에서 보내오는 송금에 의존하는 유학생이나 기러기 가정들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 일부 학생들 중에는 파트타임 일자리로 직접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UCI에 다니는 김모씨는 “부모님 사정도 뻔히 알기 때문에, 송금을 더 요구할 수 없어 파트타임 잡을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자녀 교육 때문에 한국에 있는 남편과 떨어져 있는 기러기 엄마들의 경우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송금을 받는 타이밍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주택 구입을 위해 한국에서 송금을 받을 예정이었던 한인들도 갑작스러운 환율 상승으로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솟는 환율이 고민스러운 유학생들과 달리 내심 환율 급등을 반기고 있는 한인들도 있다.
LA에서 식품수입업체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가가 낮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씨는 “아직 영향이 크지 않지만 상승세가 더 이어지면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가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한 업체측은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면 다양한 제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일보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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