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 바이든’ 미국 대선 D-150
오는 11월3일 미국 대선에 맞붙을 대진표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2파전으로 확정됐다.
대선을 150일 앞둔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우편투표로 지난 2일 실시한 뉴멕시코 등 7개 주 경선에서 대의원을 추가하면서 200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후보 확정을 위해 필요한 대의원 수(1991명)를 넘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의원 매직넘버(1276명)를 일찌감치 확보한 상황이었다.민주당과 공화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공식 추대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이날 트위터 계정에 남긴 글은 상반되는 대선 전략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시위를 두고 “예상보다 군중이 훨씬 적었다. 주방위군과 비밀경호국, 그리고 워싱턴 경찰이 뛰어난 일을 해오고 있다”고 적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리는 한 국민으로서, 흑인 공동체 그리고 모든 소수자 공동체와 함께 일어서서 하나의 미국으로 합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기독교 우파 성향 유권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철저한 ‘갈라치기’ 전략을 펴고 있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통합의 리더십’을 앞세우는데, 이런 성향이 트위터에서 드러난 것이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 두고
“군중 적어” “우리는 하나”
외교 등 정책도 건건이 대립
우선주의 대 리더십 승부수
경제 회복 여부가 변수 될 듯
두 사람은 경제·사회·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및 규제완화,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외교를 주장한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은 건강보험 및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하며, 동맹 및 국제기구 강화 등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강조한다.
올해 초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3만포인트에 육박하고 실업률이 1969년 이후 최저를 자랑하는 등 미국 경제가 호황세를 보인 것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위한 버팀목이 될 것처럼 보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존재감이 약하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호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대유행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 등이 터지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경제는 코로나19로 추락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실패 등 실정을 비난하면서 반전 계기를 마련했고,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 기반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
여론 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이 드러난다. 실제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3일 발표된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 52% 지지율로 41%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을 9%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 지지율 격차는 같은 대학의 3월 조사에서 3%포인트, 4월 조사에서 4%포인트, 5월 조사에서 9%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계속 커지는 추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합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다만 대선까지 150일이나 남은 데다, 4분기에 이르면 미국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결과를 단정하긴 어렵다. 또 각 주별 승자가 해당 주에 배분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에 2016년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반투표에서 패배하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해 당선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각종 이슈가 순식간에 움직이면서 11월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태도를 예측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경향신문 김재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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