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들어 6,800여명 전년비 19.5% 급증
불합리한 병역 제도 등 2세들 이탈 줄이어
모호한 한국 국적법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버리는 복수국적자들이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 법무부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한 해외 거주 한인은 6,803명으로 전년 동기인 5,695명 대비 19.5%가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한국 국적을 포기한 5,695명은 전년도 한해 전체의 1,905명 대비 3배 이상 많은 수치로, 해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해외 복수국적자들의 숫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을 국가별로 분류할 경우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들이 가장 많이 체류하고 있는 미국이 4,182명으로 전체의 61.5%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캐나다(13.6%), 오스트레일리아(8.7%)가 뒤를 이었다.
법무부는 해마다 이탈자수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 5월1일부터 적용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효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병역을 마치지 않거나 면제받지 않은 상태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이탈하거나 상실하는 외국 국적 동포에게는 병역의무 종료연령인 40세까지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국적이탈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로 외국에서 출생한 선천적 복수국적 자녀의 부모들이 출생 직후 서둘러 국적이탈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병역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18세가 되는 해 3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아예 일찍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70년만에 선천적 복수국적 한인 자녀들의 국적이탈 연령 상한을 현행 18에서 25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현재의 ‘혈통주의’ 국적법을 대폭 손질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이민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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