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처 추가 경기부양 방안으로 연방 의회에 제안한 1조9,000억 달러 패키지를 서둘러 처리하겠다고 민주당 지도부가 밝힌 가운데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 10명이 초당적 협의의 바탕이 될 6,000억 달러 규모의 축소안을 제시하고 나서 향후 부양안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에 나온 공화당 안은 미국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원 패키지로 ▲1인당 현금 1,000달러 추가 지급 ▲주당 300달러씩의 연방 실업수당 6월 말까지 연장 지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부양안이 1인당 1,400달러의 현금 지급과 주당 400달러의 실업수당 연장 등을 요구한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액수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특히 바이든 부양안에서 연소득 7만5,000달러(부부 15만 달러) 이하로 잡고 있는 현금 지원 대상을 연소득 5만 달러(부부 10만 달러) 이하로 대폭 축소하자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공화당의 반대에 개의치 않고 직진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통합’을 문제 삼으며 부양안 수정을 촉구하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협상을 요구하고 나서 사실상 1조9,000억 달러의 대규모 부부양안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에 따르면 수전 콜린스와 밋 롬니 등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은 일요일인 31일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띄운 서한을 통해 초당적 부양안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1일 구체적 수정안을 발표하겠다면서 초당적 협력과 통합의 정신으로 마련한 수정안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따른 보건, 경제, 사회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 및 행정부와 선의로 협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수정안이 6,000억 달러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방안의 1조9,000억 달러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이들의 수정안 압박은 공화당의 반대를 묵살하고 예산조정권을 동원해서라도 이번 주부터 부양안 통과 작업에 나서겠다는 민주당의 방침에 대항하는 차원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연방 상원 의석을 50석씩 분점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51표만 있으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예산조정권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이 서한에 동참한 것도 이유가 있다. 자신들이 제시하는 수정안에 민주당이 동의하면 예산조정권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60표를 확보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고 통합의 기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한국일보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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