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사망 영상 올리고 성적 모독해도 일선 근무
‘솜방망이’ 처벌 그쳐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 불법 이민자들의 인권 문제가 논란이 된 가운데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국경 경비대원들이 소셜미디어상에서 심각한 인권 모독에도 대부분 솜방망이 징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연방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CBP는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을 결성해 폭력적이고 외설적인 포스트를 공유한 관리 60명을 적발했지만 상당수에 대해 최소한 징계만 내렸다. 보고서는 CBP가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문제가 된 대부분 경비대가 난민 단속 업무에 다시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CBP 징계검토위에서는 적발된 60명 가운데 24명에 대해 해고를 권고했지만, 실제 해고된 사람은 2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분에 그쳤다. 사후적인 예방 조치나 SNS 교육 강화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일례로 한 경비대원은 조작된 음란 이미지를 올리고 하원의원에 대해 경멸적 언사를 올린 뒤 내부 징계검토위로부터 해고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60일 정직 뒤 복직해 현재 정상 근무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이민자의 사망 장면을 담은 내부 영상을 공유하고 의회를 모욕한 글을 올린 감독관 역시 해고 대신 30일 정직에 머물렀다. 부자가 익사하는 사진을 게시하고 이들을 ‘부유물’이라고 조롱한 또 다른 경비대는 퇴직을 허가받았다.
연방 하원 감독위 위원장인 캐런린 멀로니(민주·뉴욕) 하원의원은 “CBP의 징계 절차가 망가졌다”고 규탄했다. 멀로니 위원장은 성명에서 “CBP가 소속 대원들에 의해 자행된 이같은 폭력을 예방하지 못하고 적절한 징계조차 내리는 데 실패함으로써 이 같은 행위가 지속될 심각한 위험을 만들었다”며 “제도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CBP 관리들에 대한 의회 조사는 2019년 시작됐다. 당시 경비대원들의 비공개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유포된 폭력적이고 성차별·인종주의적인 일련의 메시지들이 대거 공개되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연방 하원은 이후 1년 가까이 자료 접근권을 요청했지만, 소환장 발부에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거듭되는 거부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월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 모두 135개의 관련 케이스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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