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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이탈 못한 선천적 복수국적자 구제된다 - Imin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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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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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이탈 못한 선천적 복수국적자 구제된다

헌재 헌법불일치 판시, 내년 9월까지 개정 명령

미주 한인이 한국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선천적 복수국적’ 관련 국적법 헌법소원이 마침내 받아들여졌다.

헌법재판소는 24일(한국시간)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만 18세 되는 해 이후 국적이탈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국적법 제12조 제2항 본문에 대해 7대2로 ‘헌법 불일치’ 판결을 내리고 문제가 된 법률 조항을 2022년 9월30일까지 개정하라고 판시했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관련 국적법 조항이 한국 국회에서 개정되면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선천적 복수국적 신분이 된 미국 태생 한인 2세들이 한국 방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정부기관 취업 및 사관학교 입학 등에 받아오던 불이익이 사라지거나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 국회는 내년 9월 말 이전까지 앞으로 1년 내에 관련 국적법 조항을 개정해야 하며, 만약 국회에서 이때까지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이탈 제한’ 조항은 2022년 10월1일부터는 자동적으로 무효화된다.

단 헌법재판소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해당 조항이 즉각 효력을 상실하는 ‘위헌’ 결정 대신 ‘헌법 불일치’로 판시해 내년 9월30일까지는 효력이 유지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인 전종준 변호사(워싱턴 로펌 대표)가 한인 혼혈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크리스토퍼 멀베이를 대리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청구에 대해 나온 것으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5년에는 유사한 헌법소원에 대해 4대5로 기각 결정을 내렸으나 이번에 5년만에 마침내 헌법 불일치를 인정한 것이다.

부모 중 한 명이 한국 국적자인 미국 태생 한인 2세가 한국 국적법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 후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이탈을 하지 않을 경우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에는 한국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없게 해 많은 한인 2세들이 한국 방문시는 물론 미국 정부기관 취업 불이익 등 피해를 당하고 있어 그동안 이번까지 5차례 헌법소원을 제기했었다.

헌법재판소는 결정 요지문에서 “이 결정은 대한민국 남성인 복수국적자가 18세가 되는 해의 3월31일이 지나면 병역의무를 해소하기 전에는 어떠한 예외도 인정하지 않고 국적이탈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들이 국적이탈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는 이어 “복수국적자 중 한국에 주된 생활근거를 두고 한국 국적자로서의 혜택을 누리다가 병역의무 이행 시기에 근접해 국적을 이탈하려는 사람의 경우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 확보’를 저해하므로 허용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대신 미국 태생 한인 2세들과 같이 “외국에서만 주로 체류, 거주하면서 대한민국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일률적인 제한을 가하는 것은 위헌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국적법 병역 독소조항 개정’ 획기적 전기 마련

선척적 복수 국적법 헌법 불일치 의미·전망
2세들 공직 진출 불이익 해소 기대, 다섯 차례 헌법소원 7년 만에 승소

한국시간 24일 헌법재판소가 내린 선천적 복수국적 관련 미주 한인의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 불일치’ 판결은 미주 한인사회의 최대 숙원의 하나이던 병역 관련 국적법 독소 조항이 개정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결정은 국적법 중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조항(제 12조 제 2항 본문 및 제 14조 제 1항 단서 중 제 12조 본문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여 위헌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배경

선천적 복수국적이란 출생을 통해 한국 국적과 출생지인 외국 국적을 함께 보유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 출생했을 경우 1998년 6월14일 이후부터는 출생 당시 부모 중 어느 한 사람만이라도 한국 국민이면 한국 국적을 취득 (부모양계혈통주의)하게 된다. 따라서 외국인과 결혼을 한인의 자녀도 포함되게 됐다.

이로 인해 미국 태생 한인 2세라도 부모 중 어느 한쪽이 한국 국적자이면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이 부여되고 만 18세가 되는 해 이전까지 국적이탈을 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서 병역의무를 다 하거나 만 40세가 되기 이전에는 한국 국적이탈이 허용되지 않아 공무원 등 공직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등 피해를 받아 왔다.

또 본인이 선천적 복수국적자 임을 전혀 모르는 한인 2세들이 미 주류사회 진출시 신분확인란에 잘못 기재했다가 위증 등으로 예기치 못한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경과

이번 헌법소원을 이끈 한인 전종준 변호사(워싱턴 로펌 대표)는 서울대 외국인 장학생에 합격하였던 다니엘 김이 선천적 복수국적자임이 밝혀져서 입학이 취소되고 한국행을 포기하게 된 일을 계기로 2013년 9월 1차 헌법소원을 진행했으나, ‘청구기간이 지났다’라는 절차상의 이유만으로 각하됐다.

다음에는 큰아들 벤자민 전을 청구인으로 하여 2차 헌법소원을 진행했으나, 똑같은 이유로 또 각하됐다. 이후 방향을 바꿔 미국 공직 진출에 장애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2014년 9월 폴 사를 청구인으로 4차 헌법소원을 했으나, 공직 진출은 “극히 우연적인 사정에 지나지 않으므로” 라는 등의 이유로 합헌 결정(5대4)이 내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에는 혼혈인인 멜베이를 청구인으로 제 5차 헌법소원을 내 ‘4전5기’만에 헌법 불일치 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이번 5차 헌법소원 청구인인 멀베이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인 영주권자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자동적으로 복수국적을 갖게 됐고, 관련 규정을 뒤늦게 알게 됐지만 비합리적이고 복잡한 국적이탈의 과정으로 인해 사실상 포기하고 말았다.

그는 특수군에 입대를 원했지만 복수국적 때문에 지원이 좌절되기도 했다고 전 변호사는 전했다.

■의의 및 전망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를 처음 제기하고, 지난 7년간 사비를 들여 헌법소원을 이끌어 온 전종준 변호사는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부터 원정출산도 아니고 병역을 기피할 목적도 없는 미주 한인 2세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에게 국적법을 확대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그때마다 국민정서와 병역평등 부담의 원칙을 내세운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며 “4전5기의 정신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헌법소원을 제기한 결과 7년 만에 드디어 헌법소원에서 승소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헌재의 판결에 따라 향후 한국 국회는 내년 9월 말까지 해당 국적법 조항을 개정해야 하는데, 전 변호사는 “원정출산과 병역기피와 관련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에는 18세가 될 때 한국국적 자동 말소를 법제화하고, 또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조부모나 부모에 의해 한국 호적에 올라가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는 언제든지 국적이탈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한형석 기자>

전종준 변호사

전종준 변호사

한인2세 공직 진출 걸림돌 없어졌다

‘선천적 복수국적’헌법 소원 7년만에 승소
한국헌법재판소서 7:2 불합치 선고
2022년 9월30일까지 개선 입법안되면 10월부터 효력상실

4전5기로 드디어 해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오후 2시(한국 시간)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크리스토퍼 멀베이(Christopher Mulvey, Jr.)의 헌법소원 심판청구에 대해 재판관 7대2의 결정으로 헌법 불합치 선고를 내렸다.

지난 2015년 제 4차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대4 결정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진 것과 대비되는 결정이다.

이번 결정은 국적법 중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조항(제 12조 제 2항 본문 및 제 14조 제 1항 단서 중 제 12조 본문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여 위헌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한인 2세들이 미국사회의 주요기관인 연방정부나 주정부, 육해공군 사관학교 등에 불이익 없이 진출하게 됐다.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를 처음 제기하고, 지난 7년간 사비를 들여 헌법소원을 이끌어 온 전종준 변호사(워싱턴 로펌 대표)는 “2013년부터 원정출산도 아니고 병역을 기피할 목적도 없는 미주 한인 2세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에게 국적법을 확대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그때마다 국민정서와 병역평등 부담의 원칙을 내세운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4전 5기의 정신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헌법소원을 제기한 결과, 7년 만에 드디어 헌법소원에서 승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복수국적을 해소할 수 없음으로 인해 공직 등 업무를 담당할 수 없게 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사익침해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결정에서 외국에서 복수국적자가 일정한 공직에 취임할 수 없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는 극히 우연적인 사정에 지나지 않다고 판단한 것과 매우 대조되는 부분이다.

헌재는 다만, 법률의 공백을 막기 위해 위헌결정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고 2022년 9월30일까지 개선 입법이 이뤄져야 하며 그 때까지 입법이 안되면 2022년 10월1일부터는 그 효력을 잃게 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5차 헌법소원 청구인인 멀베이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영주권자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대한민국 국적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갖게 된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미국에 살고 있다.

국적법 제 12조(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의무) 제 2항 및 제14조 제1항 단서에 의하면, 멀베이와 같은 남성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는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31일까지 국적선택을 하여야 하고, 그 때까지 국적 이탈을 하지않을 경우 병역의무를 이행하거나 38세가 되어 병역이 면제 되지 않는 한 한국 국적 이탈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주된 생활의 근거를 한국에 두면서 한국 국적자로서의 혜택을 누리다가 병역의무만을 면하고자 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과 달리, 멀베이와 같이 주된 생활의 근거를 외국에 두고 한국 국적자로서 혜택을 누리지 않고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에게도 일률적으로 국적이탈에 제한을 가한 위 국적법 조항에 위헌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한인 2세들은 국적이탈 절차는 물론 한국 국적을 보유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으며, 이에 관한 한국 정부의 개별 통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전종준 변호사는 향후 국회의 입법 방향에 대해 “원정출산과 병역기피와 관련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에는 18세가 될 때 한국국적 자동 말소를 법제화하고, 또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조부모나 부모에 의해 한국 호적에 올라가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는 언제든지 국적이탈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일보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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