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방문자의 형사사건

한미간의 비자면제 협정이 시행된 뒤로 형사법원에서는 이들 무비자 방문자들이 관련된 형사사건에 새로운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단 형사사건에 입건되면 초기에 바로 종결되지 않으면 재판은 적어도 몇 개월 이상의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무비자 또는 단기 체류 허가로 있는 사람은 이 체류기간 안에 사건을 종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재판 때문에 체류기한을 넘기게 되면 이민법을 어기는 불법체류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재판을 끝내지 않고 미국을 떠나버려 법정 기일에 법원에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하게 됩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사건이 아무리 미미해도 이 명단은 이민국을 포함한 미국의 전 사법기관에 통보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후일 미국비자를 신청할 경우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 후일 미국에 입국하게 될 경우 공항에서 체포되게 됩니다. 심지어 교통위반혐의로 티켓을 받은 경우라도 그것이 정액의 벌금형이 아니고 일단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티켓일 경우에는 역시 마찬가지로 법원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됩니다.

최근 한 단기 연수 유학생이 출입금지 시간이 지난 다음에 공원에 앉아 있다가 경찰로부터 법원에 출두해야 하는 티켓을 받았습니다. 뉴욕시의 모든 공원은 날이 저물고 난 다음에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학생에게 주어진 티켓상의 법원 출두 날짜가 이 학생의 체류허가가 만료되어 미국을 떠나게 되어 있는 날 보다 훨씬 뒤의 날이 잡혀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법원에 미리 출두해서 조기 재판을 받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법원에 출석했지만 법원은 예정일 보다 일주일 정도전에야 발부된 티켓에 관한 서류가 도착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역시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가지 해결 방법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변호사가 그 날 출석해서 유죄시인을 하고 재판을 끝내는 방법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편법도 이처럼 경미한 위반사항일 경우에 가능한 일입니다. 본인이 출석했을 경우 경고 내지는 소액의 벌금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지만 변호사를 쓸 경우 그 수임료가 이보다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는 편법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나 그 사람이 가짜라는 것이 발각되면 형사법상의 중범죄로 체포 될 수 있음을 알아야 됩니다.

최근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던 한인 여성들의 매춘 혐의 사건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매춘혐의로 체포된 여성들은 그것이 초범일 경우에 다섯 번에 걸쳐 소양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조건으로 ACD 라는 6개월 기소유예 처분을 해주는 것이 이곳 법원의 관례입니다.

최근에 3개월 체류허가를 해주는 무비자 방문으로 입국한 다수의 여성들이 그 체류기간이 거의 임박할 무렵에 이런 일로 체포되어 왔습니다. 이들이 위와 같은 조건으로 사건을 끝낼 수는 있으나 다섯 번이나 교육에 나갈 수 있는 체류기간이 없어 문제가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 전문직 간부급에 속하는 중년의 기러기 남편이 오랜만에 휴가를 받아 이곳에 와 있는 가족을 방문했습니다. 놀랍게도 그의 부인이 바람이 나 있는 것을 알게 된 남편이 부인과 다투다가 부인의 고발로 가정폭행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폭행한 사실이 없고 언쟁을 벌인 정도였는데 부인이 남편과의 접촉을 피하려고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건을 꾸며 고발한 것입니다.

이 남편은 재판일자가 잡힌 날 보다 일찍 귀국하지 않으면 안 되는 회사의 요직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남편은 할 수 없이 재판을 포기하고 귀국하고 말았습니다.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이 사람에게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행하게 될 것이고 후일 언제고 미국에 입국하게 될 경우 공항에서 체포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