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제국 지위’흔들
한국인들의 미국 방문비자 거부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다시 두자리 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비자면제국 지위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방 국무부가 14일 공개한 2017 회계연도 국가별 방문비자 거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미국 방문비자(B1, B2)를 신청한 한국인에 대한 비자 거부율은 9.05%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8.65%보다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한미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시행 이전과 비교해서는 무려 6% 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 이전의 한국인 방문비자 거부율은 3~4% 수준에 머무르면서 2006년 3.6%, 2007년 4.4%, 2008년 3.8% 등을 유지했으나 2009년 5.5%, 2011년 7.5%로 반전된 후 2012년 13%, 2013년 18.1%, 2014년 21.2%, 2015년 13.2% 등 4년 연이어 두자리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한국인의 방문비자 거부율이 높은 것은 2008년 말부터 시행된 무비자 프로그램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면 심사가 필요없는 무비자가 시행되면서 장기체류가 가능한 방문비자를 받으려면 그만큼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거부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자거부율 추세는 비자면제국 지위 유지를 위해서는 아직도 너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비자면제국으로 지정되거나 유지하려면 3%대의 낮은 비자거부율을 보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일보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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