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1,100만명 구제 ‘이민개혁안’ 제출
5년이상 거주자 영주권·3년 뒤 시민권 기회, 의회내 강경파 반발 클 듯… 실현여부 주목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하자마자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체자 사면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인들을 포함한 미 전역 1,100만여 명의 서류미비자들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LA타임스는 바이든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인 론 클레인이 지난 16일 차기 백악관 고위직들에게 보낸 대통령 정책 의제를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첫 날 1,100만 명에 달하는 불체 신분 이민자들에게 시민권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한 획기적 ‘이민개혁안’을 연방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의 이민개혁안은 불체 신분 이민자들이 미국 내에서 5년 이상 거주한 히우 합법적으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추가 3년 이후에는 시민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같은 방안은 지난 1986년 공화당 소속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시 불법 체류자에 대한 ‘대사면’을 시행해 약 300만 명에 달하는 서류미비자에게 영구적이고 합법적인 신분을 보장해준 이래 단행되는 가장 광범위한 불체 이민자 구제 조치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국가 출신 이민자 미국 입국 금지 행정명령도 즉각 철회할 계획도 밝혔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들을 모두 철폐하고 국경장벽 설치를 끝내겠다고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체자 구제안은 대통령 행정명령만으로는 시행이 불가능하고 연방의회에서 이민개혁 법안이 통과돼야 가능해, 향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고 LA 타임스는 전했다.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장악했다 하더라도 ‘불체자 전면 사면’으로 인식될 수 있는 이같은 구제안은 강경파들의 반발에 직면해 또거운 논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20일 취임 직후 10일 동안 미국의 4대 위기 해소를 위해 대대적인 조처에 나서기로 했다.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의 대통령 의제 메모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불평등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4대 과제로 제시하고, 취임 후 열흘 동안 대대적인 대통령 행정명령 및 관련 조치들을 통해 트럼프 정책들을 대거 뒤집고 취임 초기부터 ‘바이든표 국정 비전’을 선보이겠다는 복안이다.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이슬람 국가 입국금지 철회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 ▲학자금 상환과 이자 지급 유예 ▲마스크 착용 100일 과제 ▲세입자 퇴거 및 압류 제한 확대 조치 등을 포함한 12개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클레인은 밝혔다.
취임 이틀째인 21일에는 코로나 검사 확대, 노동자 보호, 보건 기준 수립 등 바이러스 확산 완화책에 주안점이 있다. 22일에는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 가정을 위해 행정부가 경제적 구제책을 즉각 취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또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미국 제품 구매를 독려하기 위한 ‘바이 아메리카’ 강화, 저소득 여성과 유색인종 여성을 포함해 의료서비스 접근권 확대, 이민 시스템과 국경정책에서 존엄성 회복, 불법이민 통제 과정에서 분리된 가족의 결합 등 방안도 제시한다.
<한국일보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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