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dy Carcamo / Los Angeles Times)
멕시코 국경과 인접한 샌디에고 5번 프리웨이에는 무단횡단하는 ‘밀입국자’를 주의하라는 노란색 표지판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표지판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데다 불법이민이 줄면서 캘리포니아 주 교통국은 더 이상 이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멕시코 국경 북쪽 샌디에고 5번 프리웨이.
도로를 따라 갓길에 위치한 노란색 경고 표지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표지판에는 ‘주의’(CAUTION)라는 단어 아래 아빠, 엄마, 아이 등 일가족이 무언가에 쫓기듯 뛰어가는 모습이 그려져있습니다.
양갈래 머리를 한 여자 아이는 엄마 손에 붙들려 공중에 떠있다시피 끌려갑니다.
바로 ‘Running Immigrants’라고도 불리는 ‘밀입국자 주의 표지판’입니다.
불법이민자들이 5번 프리웨이를 건너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캘리포니아 주 교통국(Caltrans)이 1990년대 초반 설치했습니다.
실제로 1980년대에만 100여명 이상이 이 도로에서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캘리포니아 주로 밀입국하는 이민자들이 줄어들면서 표지판은 더 이상 쓸모없어졌습니다.
연방 국무부에 따르면 1986년 한해 동안 샌디에고로 넘어온 밀입국자는 62만 8천여명에 달했는데, 지난해 회계연도에는 3만 천 981명뿐이었습니다.
1990년대 이어진 연방이민단속국(ICE)의 ‘문지기 작전’(Operation Gatekeeper) 때문에 밀입국자들이 아리조나, 텍사스 주 등으로 발길을 돌린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또 밀입국자 주의 표지판은 이민자 비하를 위해 사용되면서 심하게 훼손되기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 교통국은 현재 하나 남은 표지판이 사라져도 대체할 용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피난처 도시’를 자초하고있는 캘리포니아 주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풀이됩니다.
<라디오코리아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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