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학력 단순노동자 많아, 대다수가 영어 미숙 원인
▶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 전문직 기술과 고학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임금 단순노동에 종사하는 소위 ‘ 두뇌 낭비’ (BrainWaste) 현상이 고학력 이민자들 사이에서 심각한 상태로 나타나 미국 경제에 상당한 손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영리 연구기관 ‘이민정책연구소’ (MPI)는 최근 이민자들의 ‘두뇌낭비’ 현상을 분석한 보고서 ‘언탭트탤런트’ (Untapped Talent)에서 한인등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두뇌 낭비’ 현상이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MPI는 이 보고서에서 대졸 학력을 가진 4,560만명의 미국인들 중 약 760만명이 외국 태생의 이민자들이며, 이들 중 약 190만명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기술이나 고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 단순노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사가 택시운전을 하거나, 박사학위자가 청소원으로 일하는 등 자신의 능력에 훨씬 못미치는 직업에 종사하거나 실직상태에 놓인 이민자들이 적어도 190만명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MPI는 고학력 이민자들에게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이같은 ‘두뇌낭비’ 현상으로 인해 미 전국적으로 연간 394억달러에 달하는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연방, 주정부, 지역정부 차원의 세수 손실만도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의 경제손실이 94억달러로 추산돼 가장 많았고, 플로리다는 이민자 32%가 자격이나 능력에 못 미치는 직종이나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돼 ‘두뇌 낭비’비율이 미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민자 그룹 중에는 한인 등 아시아계 이민자 그룹에서 ‘두뇌 낭비’ 현상이 크게 두드러졌다.
MPI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학력이나 전문기술이 필요치 않은 저임금 단순 직종 종사하는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아시아 5개국 출신 이민자가 2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캐나다(12%), 호주(16%), 유럽(18%) 출신 이민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두뇌 낭비’ 현상이 가장 심각한 이민자 그룹은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로 중미는 50%, 멕시코47%, 남미 37%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민자들에게서 ‘두뇌낭비’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언어 문제를 꼽았다.
영어가 능숙한 이민자들은 미국 태생 미국인들에 비해 ‘두뇌 낭비’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영어가 미숙한 이민자들은 남성의 경우, ‘두뇌 낭비’ 비율이 5배 이상 높았고, 여성은 4.6배나 더 높게 조사됐다.
‘두뇌 낭비’로 인한 소득격차도 미국 태생 미국인보다 이민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외국에서 교육받은 고학력, 전문기술을 가진 이민자 남성이 단순직에종사하는 경우, 소득 격차가 연간 5만 6,000달러에 달한 반면, 미국에서 교육받은 미국인이 ‘두뇌 낭비’현상으로 겪는 소득격차는 4만 9,000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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