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품 수입업체 환차익으로 가격 경쟁력↑
유학생 등 한국서 송금 받는 한인들 울상
5일 원·달러 환율이 1210원을 돌파, 1215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218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기준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6원 오른 1,203.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은 1,218.3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전 거래일 종가인 1,198.0원보다 20원 넘게 뛴 것이다.
장중 기준으로 2016년 3월 3일 장중 1,227.0원까지 치솟은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다. 이는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위안화 환율이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는 등 위안화 약세가 가팔라진데 이어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가) 배제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환율이 이처럼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뉴욕 일원 한인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한국으로 송금하거나 한국내 업체와 거래하는 한인 수입 업체들은 원화 약세 현상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이미 보고 있거나 기대하는 눈치다.
한국산 문구류를 취급하는 플러싱 모닝글로리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수입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적어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며 보다 다양한 한국 제품을 확보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라며 “현 수준보다 많이 커진다면,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가격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브랜드의 화장품을 취급하는 온라인샵 관계자들 역시 반기는 입장이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한 상태지만, 현재의 원화 약세는 실보다 득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원화 약세는 수입상 입장에서는 환영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미중간 갈등도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환율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이익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서 학비 등의 명목으로 송금을 받을 계획인 한인들은 울상이다.
특히 부동산 여름 성수기가 막바지를 맞고 있는 요즘, 주택 구입을 위해 한국에서 송금을 받을 예정이었던 한인들은 갑작스러운 환율 상승으로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플러싱의 정모씨는 “다운페이를 위해 10만달러 정도 한국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환율이 더 오를지, 아니면 곧 안정될지 몰라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 될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변동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르테스 부동산의 변수지 대표는 “그동안 맨하탄의 콘도를 사들이던 한국이나 중국의 고액 투자가들의 경우, 미국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로컬 투자가들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미중 무역협상이 악화될 기미를 보일때도 1200원 근처까지 상승한 바 있다. 무역갈등 격화 여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220원선을 돌파, 1250원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200원선에서 조정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일보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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