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이상 적발·사고 경우 비자·영주권 등 제한 예고
변호사에 문의전화 쇄도
구체 시행세칙 공개 안돼
트럼프 행정부가 음주사고 및 단순 음주운전 재범자들에 대해 영주권과 시민권 등 모든 이민혜택을 거부하는 초강경 이민정책을 발표하자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한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음주운전 재범 및 사고 시 이민혜택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민변호사 사무실들에는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한인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이경희 이민 변호사는 “윌리엄 바 법무부장관이 새로운 이민혜택 제한 조치를 발표하자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신청서를 접수한 한인들의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전화 문의를 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2회 이상 운주운전 적발 전력을 가지고 있어 비자 갱신이나 영주권 또는 시민권 신청이 거부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연방 법무부의 이번 조치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단순 음주운전의 경우 아무리 많이 적발되더라도 비자가 취소되거나 영주권이 기각되는 사례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단순 음주운전이라도 2회 이상 적발시 비자가 취소되거나 영주권 및 시민권 신청서류가 거부될 수 있게 됐다”며 “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단순 접촉사고로 인한 기물파손 전력이 있는 경우에도 영주권이나 시민권은 물론 합법신분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민변호사들의 지적이다.
연방 법무부가 이번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세칙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민수혜 금지 대상자의 범위와 적용방식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에는 영주권이나 시민권 신청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단순 음주운전으로 비자가 취소되더라도 I-94에 명시된 체류기간 유효일까지는 미국에 체류할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미국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조치를 계기로 한인들도 음주운전 습관은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9일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단순 음주운전이라도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이민절차에 필요한 ‘도덕성 증명’(Good moral character) 결여로 간주해 모든 이민혜택을 기각시키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적발되거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전력이 있는 경우, 비이민비자 갱신이 어려워지고, 영주권과 시민권 신청이 거부될 수 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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