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범법 적발 14만 중 56%인 8만명 해당
마약범죄 2위… 교통위반·이민법 위반 순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첫 해 미국 내 불법이민자 체포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본보 6일자 보도) 올해 연방 이민당국의 단속 작전을 통해 적발된 범법 이민자들 가운데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유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국토안보부(DHS)가 공개한 2017 회계연도 연방 이민추방단속국(ERO) 체포 및 추방 통계자료 분석 결과 이 기간 적발된 전체 범법 이민자 14만3,470명의 절반이 넘는 8만542명(56%)이 음주운전으로 유죄가 확정되거나 음주운전 혐의 등이 포함돼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음주운전에 이어 마약관련 범죄가 7만6,503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교통위반 6만8,346명, 단순 이민법 위반 6만2,517명, 폭행 4만8,454명, 사법 방해 2만1,278명 등의 순이었다.
이번 통계에 따르면 지역 구치소에 수감된 범법 이민자들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인계하는 건수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8만6,026명에서 올해 14만2,356명으로 무려 65%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이 중 79%에 해당하는 11만2,493명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발생한 것으로 전년도 6만2,192명과 비교해 2배로 증가했다. 또 범법 이민자 체포로 인한 추방은 2017회계연도 기간 8만1,603명으로 전년도 6만5,332명과 비교해 25%가량 늘었다.
한인 이민자는 이 기간 113명이 ERO에 체포·추방돼 전년 보다 4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20일 이후를 기준으로 잡으면 체포된 불법 이민자 수는 11만568명으로 전년보다 40% 늘었다. 반면 체포된 뒤 본국으로 추방된 이민자들의 수는 회계연도 기준 전년보다 6% 감소한 22만6,119명이었다.
국경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외국인들의 수도 크게 줄었다.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국경에서 체포된 밀입국자는 31만531명으로, 역대 최저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중 30만3,916명이 남서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하려다 붙잡혔다.
다만 지난 5월부터 남서부 국경에서 밀입국자 체포 건수가 매달 늘고 있다고 CBP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추방을 천명해왔다. 이에 대해 이민자 권리 옹호 단체들은 정부가 사소한 법규를 위반한 이민자들을 찾아내 체포하는 것이라 비판해왔다.
ICE 측은 이민자 중 ‘범죄자’ 체포에 초점을 맞췄다고 항변하며, 불법 이민자를 보호하는 ‘피난처 도시’에 대해 “강력 범죄자 단속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토머스 호먼 ICE 국장대행은 “범죄자들을 법 집행으로부터 보호해 무고한 생명을 위험으로 내모는 피난처도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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