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연방 하원을 통과한 ‘미국 경쟁력 법안’이 주목되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중요한 관심 이슈들을 다룬 이민 등 관련 규정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중 한인 단체들이 가장 공을 들여온 것이 ‘입양인 시민권 법안’이다. 미국에 입양이 되고도 시민권이 없어 고통 받던 입양인들을 구제하는 내용의 이 법안은 여러 차례의 발의 시도 끝에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 벽을 넘었다. 모국과 양부모의 나라 양쪽에서 모두 버림받은 이른바 ‘무국적’ 입양인들의 한이 풀릴 수 있기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구제받을 수 있는 한인 입양인의 수가 1만9,000명 정도라고 하니 정말 반가운 일이다.
미국 경쟁력 법안의 통과는 또 10여 년을 끌어온 또 하나의 법안에도 결실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바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신설안이다. 정보기술(IT), 엔지니어링, 수학, 물리학, 의학 등 전문 분야의 대졸 이상 한국 국적자에 대해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취업비자를 발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그 일환으로 2013년부터 꾸준히 추진돼온 것이 이제야 처음 성사의 발판이 놓여졌다.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한인 커뮤니티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외국인 사업가들을 위한 창업 비자를 새롭게 신설하고, STEM(과학·기술·공학·수학)분야를 전공한 외국인 박사들에게는 이민쿼터에 제한 없이 영주권을 무제한 발급하는 방안도 함께 통과됐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반 이민 정책과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 축소돼온 한인들의 이민 기회가 보다 확대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법안들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수정안 형태로 하원에서 통과돼 연방 상원에서 조정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2~3개월이 걸릴 전망인데, 중요한 규정들이 누락되지 않고 원안대로 상원 문턱까지 넘을 수 있도록 한인들의 관심이 필요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 열심히 활동을 벌여온 한인 단체들에게도 지지를 보내주어야 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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