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난데없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이 워싱턴DC 정가를 강타했다.
‘핵 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맞불로 내놓은 이른바 ‘핵 버튼’ 트윗을 놓고 논란이 촉발되더니 지난 대선을 전후한 ‘트럼프 이너서클’의 내막을 파헤친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 발간이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6일 “나는 매우 안정된 천재”라고 특유의 과시 화법으로 직접 정면 반박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은 지난 3일 백악관 정례브리핑 중에 기자들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간에 오간 설전이 그 시작이었다.
일부 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 버튼 트윗’을 두고 ‘우발적 전쟁 위협을 고조시키는 경솔한 행위’라며 정신 건강 문제까지 거론했고, 샌더스 대변인이 ‘정신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은’이라고 응수하면서다.
이어 울프의 책에 고위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정신상태를 갖췄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여진은 커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에 휩싸여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5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대해 결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엄호’했고, 샌더스 대변인도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완전히 터무니없고 미친 얘기”이라고 발끈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5∼6일 상·하원 의원 10여 명이 지난달 초 밴디 리 예일 의대 교수를 의회로 초청,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상태가 대통령직 수행에 적합한지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는 소식까지 CNN 등 미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임기를 못 마치고 지난 7월 도중하차한 월터 샤웁 전 정부윤리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안정된 천재’ 트윗에 대해 “기업으로 치면 이사회가 CEO의 정신건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기에 충분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고 더 힐이 보도했다.
<한국일보 김정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연방의회 공화당 지도부를 초청해 캠프데이빗에서 가진 당정회의를 마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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