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한국대사관, 이메일로
한인 2세들 피해구제 차원, 정부 상대 헌법소원도 주목
한국 정부가 불합리한 한국 국적법으로 인해 한국 출입국에 불편을 겪는 미주 한인 남성 2세들을 구제하기 위해 주미대사관 차원에서 피해 사례를 상시 접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
주미대사관은 지난달 29일부터 공관 이메일(consular.usa@mofa.go.kr)을 통해 선천적 복수국적 피해사례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외교부가 각 재외공관을 통해 정해진 기간내 선천적 복수국적 피해사례를 조사했지만, 대사관은 보다 많은 피해자들의 실제 사례를 접수받기 위해 상시적으로 피해 신고를 받는다고 밝혔다.
주미대사관 김제중 일등 서기관은 “정부와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선천적복수국적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라며 “미주 한인사회내 국적법 관련 피해사례 접수를 기간에 구애 받지 않고 상시적으로 계속할 예정”이라고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현행 국적법은 일정기간 내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는 국적선택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국적의 선택 또는 이탈의 절차를 거쳐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출생한 한인 남성들 가운데 출생 당시 한국 국적을 지닌 부모로 인해 선천적 복수국적 신분을 가진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으면 현역 병역의무 대상자로 분류되어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만 36세가 될 때까지 국적이탈을 할 수 없어, 연방 공직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주 한인사회는 지속적으로 국적법의 이같은 문제점을 제기하며 법 개정을 요구해왔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 국회에는 17년 이상 해외에 거주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의 한국 국적을 자동소멸시키는 이른바 ‘국적유보제’와 국적이탈 기한을 놓친 선천적 복수국적 자녀들 가운데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개별적으로 사안을 심사해 한국국적 포기를 승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적법 일부 개정 법률안’ 등이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슬하에서 태어난 혼혈 한인 2세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도 지난 2016년 한국 거주와 병역의무 기피 의도가 없었음에도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분류되는 등 국적이탈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해 판결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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