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권리단체 “허리케인 대비하는 것 같아”
맹 연방하원의원, ICE 단속 대응요령 한국어 전단지 배포
민권센터 “ICE 요원 수색 영장 제시할 때 진짜인지 확인해야”
연방 이민당국이 이번 주말부터 뉴욕을 비롯한 10개 도시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가족 체포·추방 작전에 돌입할 것을 예고한 가운데 뉴욕 등 해당 도시의 이민자 권리 단체들이 단속 작전에 대비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관련 이날 “이민 당국이 주말인 일요일부터 전국 10개 도시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찾아내 그들의 나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확인하고, “그들은 여기에 불법적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그것(단속)을 합법적으로 하고 있다. 불법 이민자 수천 명을 단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E의 단속 대상은 이미 추방 명령이 내려진 불체자 가족 2,040여 명이지만 단속이 시작되면 추가로 체포되는 불체자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을 비롯한 10개 도시에 활동하고 있는 이민자 단체들은 이민자 커뮤니티에 두려움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자 단체의 관계자들은 “마치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것 같은 분위기”라며 “커뮤니티 전체가 경보 상태에 있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민자들은 직장에 일하러 나가도 되는지, 아이들을 여름학교에 보내도 되는지 묻는다고 인권단체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관련 그레이스 맹 연방하원의원은 이날 한국어와 영어 등으로 작성된 ICE 단속 대응 요령이 적힌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 전단지에 따르면 ICE 요원이 경찰이 접근하면 이민신분을 알려줄 필요가 없고 침묵하면 된다. 집 문을 열지 않아도 되고, 창문을 통해서 수색 영장을 보자고 하거나 문 밑으로 영장을 넣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민권센터도 ICE 요원들이 가짜 수색 영장을 제시할 수도 있다며 반드시 진짜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시민자유연합(ACLU)은 연방이민 당국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ACLU는 지난 11일 연방법원 뉴욕남부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이번 단속은 이민 법원 출두 날짜를 놓쳐 추방 통지를 받은 불체자들을 타깃으로 한다”며 “그러나 해당 불체자들은 아예 법원 출두 통지를 받지 못했거나 법원이 문을 열지 않는 주말 등 잘못된 날짜와 장소에 출두하도록 통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행정 시스템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ACLU는 이어 이같은 이유가 있는 만큼 불체자들을 추방하기 전 이민판사 앞에서 심리 기회를 줄 것을 주장했다.
<한국일보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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