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헙 한반도 군사 긴장감 고조에 너도나도 미국 귀국 고민
“점점 전쟁 발생 불안감 커져…한국 남아 위험 감수할 필요있나”
주한 미국 대사관, 국민들에게’안심하라’메시지 불구 문의 늘어
#”굳이 한국에 남아 위험을 감수할 필요 있나요. 일단 미국으로 돌아갈까 봐요.” 최근 한국의 명문대 대학원을 휴학한 A(여·27) 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권자다. 그는 지금 미국에 돌아갈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A 씨는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어서 대학원에 오긴 했는데, 전쟁이 날 것만 같아 목숨을 위협받는 느낌이라 무섭다”고 말했다. A 씨는 일단 미국에 와서 상황이 잠잠해지면 오거나, 아니면 아예 미국에서 학위 과정을 마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북핵 위협으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미국 시민권을 가진 일부 한국인들이 미국으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미국과 유엔을 중심으로 경제 제한 조치가 내려지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으면서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3월 이어 지난달에는 주한 외교가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미국이 한국 내 자국 민간이 소개(疏開) 작전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미국의 자국 민간인 소개 작전(NEO)은 전쟁 임박을 시사하는 강력한 정황 중 하나여서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인들이 한국을 떠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신분상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미국 시민권자 B(32) 씨 역시 전쟁 우려 때문에 미국에 새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B 씨는 “부모님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셔서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 들어왔는데, 다시 미국으로 직장을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온라인의 미국 시민권자 커뮤니티에도 이와 비슷한 주장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 6일 “(나는) 한국 내 20만 미국 시민권자 중 한 명”이라고 밝힌 뒤 “지금이 20세기도 아니고 전쟁에 뛰어들 수는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 내 거주 미국 시민권자·영주권자 20여 명으로 구성된 모임을 운영 중인 C(30) 씨는 “회원 대다수가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느 정도 있는데, 상당수가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한국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들에게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메일은 “한국 내 안보 상황에 대해 미디어의 관심과 미국 시민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사관은 정상적으로 평시 업무를 보는 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편 한국 내 일각에서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인들의 한국 탈출 현상에 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의식이 부족한 탓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코리아타운 데일리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