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 주지사, 한인사회 요구 수용 결정 “한국어 등 32개 언어 유지” DMV에 지시
한인회·데이븐 민·산티아고 의원 등 신속 대응
캘리포니아 주 차량국(DMV)이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 한국어를 비롯한 여러 소수계 언어 시험들을 모두 폐지하기로 한 방침을 철회하고, 현재의 32개 언어 필기시험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어 등 소수계 언어시험 폐지 방침과 관련, DMV는 7일 성명을 내고, 개빈 뉴섬 주지사의 지시에 따라 기존의 32개 언어 필기시험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어 등 소수계 언어 폐지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DMV는 이날 성명서에서 “개빈 뉴섬 주지사실의 지시에 따라 7개 언어 시험만을 제공하려던 방침을 철회하고, 현재와 같이 한국어 등 32개 언어시험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한국어 시험 폐지 결정 철회 사실을 밝혔다.
이어 DMV는 “당초 한국어 등 소수계 언어 시험을 폐지하고, 7개 언어 시험만을 유지하려고 했던 것은 ‘캘리포니아 이중언어 서비스법’(the Dymally-Alatorre Bilingual Services Act)에 따른 것이었다”면서도 “영어미숙 주민들에게 마땅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혀 한국어 등 소수계 언어시험 폐지가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캘리포니아 이중 언어 서비스법’은 공공 서비스 대상 주민의 95%가 사용하는 언어로 이중언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알메니아어, 힌디어, 펀자브어, 베트남어 등 7개 언어 사용 주민이 캘리포니아 인구의 95%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7개 언어시험만을 유지하고, 나머지 25개 언어시험을 폐지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것이 당초 DMV의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A 한인회와 데이브 민, 미구엘 산티아고 의원 등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어 시험 폐지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제임스 안 한인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어 등 나머지 25개 언어 소수계 커뮤니티와 연대해 한국어 시험 폐지 결정을 저지할 것이며 범 커뮤니티 차원에서 폐지 결정 철회를 위한 대규모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데이브 민 의원도 “이번 결정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며 “폐지결정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입법을 통해서라도 한국어 시험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미구엘 산티아고 의원도 “DMV 결정에 너무 화가 난다”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LA 한인회 등의 이 기자회견이 열린 지 2∼3시간이 지나면서 DMV의 폐지결정 기류에 변화가 나타났다. 데이브 민 의원과 미구엘 산티아고 의원 등을 통해 한인 사회의 강력한 요구를 전해들은 개빈 뉴섬 주지사가 한인 사회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고 DMV에 한국어 등 나머지 25개 언어 시험을 유지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제임스 안 한인회장은 “기자회견 직후 데이븐 민 의원과 산티아고 의원이 뉴섬 주지사에게 한인 사회의 여론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인 사회가 다시 한번 정치력을 발휘해 우리의 권리를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과 스티브 강 부이사장이 7일 한인회에서 화상을 통해 데이브 민 주 상원의원, 미구엘 산티아고 주 하원의원 등과 함께 한국어 시험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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