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불체자 체포작전을 앞두고 운전면허증 발급에 사용된 사진이 본인의 동의 없이 연방수사국(FBI)과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유출돼 단속 대상자의 안면인식 조회에 활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민자 커뮤니티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불체자 운전면허증 발급이 시행되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차량운전국 데이터베이스(DB)에 서류미비자들의 인적사항이 대거 기록되어 있어 연방수사국과 이민국이 이들의 인적사항을 미리 확보한 뒤 불체자 기습체포 작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 조지타운 대학 연구진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FBI와 ICE에서 제출받은 지난 5년치 내부 문서와 이메일을 토대로 각 주 차량운전국에 등록된 6억4,100만장이 FBI와 ICE의 안면인식 조회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소환장이나 법원 명령이 없어도 FBI에서 현장 확보 사진을 DMV에 보내 조회를 요청하면 DMV가 DB를 검색해 일치 사항에 대한 세부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FBI는 범죄 용의자뿐 아니라 심지어 피해자, 목격자, 사망자는 물론 무고한 구경꾼들까지 추적하기도 했다고 WP는 덧붙였다.
신문은 이 사진들은 이들 기관에 국민에 대한 새로운 정보는 물론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로는 FBI가 2011년부터 39만 건이 넘는 얼굴인식 조회에 연방 및 지방 정부의 DB를 이용했다는 의회 회계감사원(GAO)의 지난달 발표보다 훨씬 광범위한 조회가 이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불법체류 신분 주민들이 많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는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 불법체류 신분 주민들의 광범위한 인적사항이 DMV 데이타베이스에 저장되어 있어 ICE가 사진 정보등 포괄적인 인적사항을 토대로 대대적인 불체자 체포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민간 단체들은 8일 LA 다운타운 DMV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ICE가 캘리포니아 DMV 데이타베이스에 접근했는 지 여부와 불법적으로 주민들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연방 당국에 유출됐는 지 등 여부를 조사하라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촉구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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