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갈수록 태산, 문턱 낮은 소액투자 몰려
취업비자(H-1B)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비교적 문턱이 낮은 소액투자비자(E-2)에 한인 등 이민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 최근 E-2 비자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
H-1B 비자가 쿼타제한과 심사강화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E-2 비자는 쿼타가 없고, 심사도 까다롭지 않는데다 10만달러 미만의 소액투자로도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H-1B 비자 추첨에서 탈락해 귀국했던 유학생 출신 K씨는 최근 한국서 E-2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다. K씨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예상보다 어렵지 않게 비자를 받았다.”며 “당장 영주권을 신청할 생각이 없다면 E-2 비자를 받는 것도 좋은 대안인 것 같아 취업비자를 신청하려는 친구들에게도 E-2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자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E-2비자가 이민대기자들에게 취업비자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E-2 비자 발급이 급증해 투자이민(EB-5) 쿼타의 4배가 넘는 4만 3,000여개가 발급됐다.
특히, 미국이민이 어려워지고 있는 중남미 이민자들의 E-2 신청은 해마다 배 이상 크게 늘고 있다. 브라질과 베네주엘라인들의 경우, 최근 3년간 E-2 취득이 354%나 급증했고, 정세가 불안한 우크라이나, 터키인들은 해마다 100%씩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과 캐나다의 신청도 늘었다. 특히, 일본인들은 지난해 1만4,000여명이 E-2를 받았다.
한인들의 E-2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2014년 2,042명까지 급감했던 E-2비자 취득이 2017년 2,358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고, 최근 E-2를 문의하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
이경희 이민변호사는 “이민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 비교적 취득이 용이한 E-2를 찾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며 “취업비자나 학생비자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심사가 오히려 완화된 비이민 비자는 E-2비자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 비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된 E-2비자는 4만 3,000여개로 투자이민(EB-5) 쿼타의 4배가 넘는다. 비자승인율이 92-93%에 달할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지 않아서다.
최소 투자금이나 고용제한이 없어 온라인 비즈니스로도 비자를 받을 수 있고, 배우자가 고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점도 트럼프 시대에 E-2가 인기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변호사는 “젊은 부부들 중에는 부인이 E-2를 받아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남편은 배우자 신분으로 미국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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