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정보 귀띔한 오클랜드 시장에 “사법방해 아니냐”…수사 필요성 제기
고강도 불법체류자 단속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몇몇 이민자들은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라고 발언했다.
지난 2월 이민국 단속정보를 미리 알려 불법체류자 800여 명을 도망가도록 했다는 비판을 받는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시의 리비 샤프 시장에 대해서도 격렬하게 성토하며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캘리포니아 주 정치 지도자 및 주 정부 인사들과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했다.
캘리포니아는 지방 정부 공무원이 연방 공무원에게 이민자에 대한 일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피난처 주(州)’다.
이런 이민자 보호정책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는 껄끄러운 관계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불체자 단속에 비협조적이라며 캘리포니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 정부의 불체자 단속과 관련, “이 나라에 입국한 사람들이 있으나 우리는 나라 밖으로 그들을 쫓아내고 있다. 입국하려는 사람들도 있는데 역시 이들의 상당수를 멈춰 세운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사람들이 얼마나 나쁜지 여러분들은 믿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 짐승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설은 이어 민주당 출신인 샤프 오클랜드 시장에게로 향했다. 샤프 시장은 지난 2월 말 “복수의 정보원으로부터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오클랜드 인근 지역에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는 말을 들었다. 체류 지위가 불안한 주민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며칠 후 그녀의 경고대로 ICE 요원들은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불체자 150여 명을 체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전부 도망갔다. 대부분이 도망갔다”면서 “그녀(샤프 시장)가 1천여 명에게 ‘여기서 나가라. 요원들이 온다’고 조언했기 때문이다. 단속작전을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극소수만 남아 있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배석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이름을 부르면서 “오클랜드 시장의 사법방해 여부를 들여다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중대한 사건이고, 많은 사람이 그곳에서 벌어진 일에 분노하고 있으므로 법무부가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샤프 시장에 대한 수사는 검찰을 통한 ‘정적 길들이기’로 비치면서, 대통령의 권한남용 시비를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미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시의 리비 샤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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