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까지 영주권- 취업비자 발급금지
[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12월 31일 수 많은 외국 신청자에 대한 영주권 그린카드와 취업비자의 발급금지령을 3월 31일까지 연장시켰다.
원래 31일로 시효가 끝나는 이 금지령은 연방판사들이 그 동안 어떻게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금지대상을 제한하려고 노력해왔던 사안이다. 하지만 아무리 단기간이라해도 이런 금지령은 합법적 이민의 기회를 극도로 줄이고 압박하는 것이어서, 코로나19의 타격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트럼프의 명령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었다.
이를 다시 3월까지 연장한다는 것은 이민에 대한 트럼프대통령의 강경한 태도를 다시 한 번 끝까지 밀고 나가는 처사이다. 따라서 조 바이든 당선인이 이 결정을 언제 뒤집을 것인지가 관심사인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아직은 특별히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이 없다.
트럼프는 지난 해 4월 해외에서 발급되는 비자를 금지시키면서 주로 미국에 이미 들어와있는 이민 가족들을 대상으로 큰 타격을 입혔다. 이 것이 이민관련 강경 우파들에게 상당한 환영을 받자 트럼프 행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6월부터는 아예 취업비자 발급까지 금지시켰다.
미국과 인도의 IT회사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H-1B 비자, 농업외 계절노동자들이 발급받던 H-2B비자, 문화교류부문 교환인력의 J-1비자, 다국적기업 경영진과 주요 임원들에게 발급하던 L-1비자들이 모두 발급 금지대상에 포함되었다.
트럼프는 그렇게 하는 것이 미국민의 일자리 보호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고, 기업이나 경영단체들은 오히려 경제회복을 방해하는 짓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이민신청자를 쫓아내고 멕시코를 거쳐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금지시키는 초강수를 계속 했다.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그런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정부 보건과학자들의 의견을 보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 10월에는 샌프란시스코 법원의 판사가 취업비자 금지에 대해 무효 소송을 낸 이민자 단체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소송을 낸 원고는 미국 경제의 대표적 단체들인 미국상공회의소, 전국제조업체 협회, 전국소매상연합, 과학산업그룹인 테크넷, 문화교류 프로그램 운영회사 인트락스 등이었다.
12월에는 오바마 전대통령이 임명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에드워드 첸 판사가 181명의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이 제소한 영주권 발급금지 무효화 소송에서 트럼프의 금지령을 정지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그처럼 수많은 반대소송과 패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여전히 비자발급 금지령을 퇴임 후인 3월까지 연장하는 등 독불장군 같은 무리수를 고집하고 있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소재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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