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은 예상대로 난타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열린 이 날 토론은 개인 신상,연방대법관 지명,코로나19,경제,인종과 폭력,선거의 완전성 등 6개 주제를 놓고 90분간 진행되었습니다.
첫 질문인 연방대법관 지명 문제부터 두 후보는 날카롭게 부딪쳤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18일 사망한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의 후임 지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지금 이미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데 새 대통령에게 맡기지 않고 지명을 강행한 것은 “미국 국민의 권리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선거에 이겼다. 상원을 가지고 있고, 백악관을 가지고 있다”며 “후임자 지명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토론은 크리스 월러스(72)가 맡았습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앵커 중 한명이지만 트럼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었습니다. 특히 7월 인터뷰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도 3차 토론을 진행한 바 있는 오랜 경력의 베테랑 언론인이지만 이날 토론 진행은 쉽지 않았습니다.
토론 시작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토론 당시의 전략을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말을 중간에 끼어들고, 수시로 부정하면서 토론을 자신의 패턴으로 가져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이든 후보도 지지 않고 자신의 말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바이든 역시 “저 사람이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하거나, 트럼프의 발언 중에 끼어들다가 월러스의 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진행자의 말까지 겹치면서 서로의 말이 엉키는 경우가 수시로 생겼습니다. 월러스가 끼어드는 말을 제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저 사람(바이든)과 토론하는 게 아니라 당신(월러스)과 하고 있는 것 같다. 괜찮다. 놀랍지도 않다”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토론 중간에도 이런 일이 계속되자 급기야 월러스 앵커는 “2분간 서로 발언할 때는 끼어들지 말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그가 당선될 경우 현재의 보수 지형을 바꾸기 위해 대법원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대신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투표하라. 그리고 당신의 상원의원이 당신이 얼마나 강하게 느끼는지 알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그것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든 그게 이슈가 될 것”이라며 확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라고 거듭 압박하자 바이든 후보는 “이봐요, 입 좀 닫아주시지?”(Will you shut up, man?)라고 맞받아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지지 않고 “그는 법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고, 바이든 후보는 “계속 떠들어라”(Keep yapping, man)고 응수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구성해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을 위헌으로 만든 뒤 2천만명의 미국인에게서 의료보험을 없애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당은 사회주의 의료로 가고 싶어한다며 이념 공세를 시도하자 바이든 후보는 그 정당은 지금 나다. 나는 민주당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또 바이든 후보가 나는 그의 거짓말을 규탄하려고 여기에 있는게 아니다. 모두가 거짓말쟁이를 알고 있다고 몰아붙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조, 당신이 거짓말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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