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 대선 3개월 앞으로
경제는 ‘부자와 기업친화’vs‘중산층 회복’ 대결, 트럼프 ‘합법이민 축소’…바이든 ‘불체자들 구제’
11월3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제 채 3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이에 맞서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선거공약 및 정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두 후보는 경제, 세금, 환경, 이민, 대외정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정반대의 입장일 정도로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정반대 성향과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정책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보수적 정치이념을 바탕에 깔고 있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상대적으로 중도·진보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경제와 사회, 이민, 무역 문제 등에서 ‘포용주의’와 ‘미국의 지도력 회복’을 앞세우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미국인들이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국은 물론 앞으로 전혀 다른 방향을 걷게 될 수밖에 없고, 이번 대선 결과는 전 세계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의 모든 정책 분야에서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는 두 후보의 국내 이슈 관련 대선 공약 및 정책을 비교해봤다.
■경제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바로 경제다. 특히 ’부유층 및 대기업 친화 정책’ 대 ‘중산층 회복’의 대결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져 있는 위기의 미국 경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두 후보는 전혀 다른 경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경제재개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1기에 이어 2기에도 ‘성장친화적 친기업 경제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자신의 경제정책으로 미 역사상 최고 수준의 경제상황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부자와 대기업을 돕는데 초점을 맞춰 실질임금과 고용성장이 둔화되고 중산층이 위축되는 등 경제력의 핵심축이 손상됐다며 중산층의 회복에 중점을 둔 경제정책을 강조한다.
■감세 vs 증세
두 후보의 관점 차이는 세금 정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법인세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취한 조치가 바로 기업들의 법인세 인하였다. 2017년 35%였던 법인세율은 21%로 대폭 낮췄고, 기업 투자에 최소 5년간 세금을 감면해주는 감세법안에 서명했다. 감세 정책이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일자리가 늘어 경제에 활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 트럼프의 입장이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이 악화된 만큼 증세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법인세를 현행 21%에서 다시 28% 상향 조정하고, 최소세율을 15%로 고정한다는 정책공약을 내놓았다.
개인 세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 39.6% 세율을 37%로 내린 반면, 바이든 후보는 최고세율을 39.6%로 되돌리고,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미국인에게는 양도소득세(Capital Gain Tax)를 개인 소득세율과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고소득 부자 위주의 증세로 향후 10년 간 4조달러를 증세하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정책도 상반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연방 최저임금인 7.25달러를 유지 입장인 반면, 바이든 후보는 15달러로 2배 이상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민
이민 문제에서도 ‘합법이민 축소 및 불법이민 봉쇄’와 ‘불체자 구제’로 맞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은 불법이민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합법이민 축소가 핵심이다. 모든 불체자는 원칙적으로 추방해야 하며, 오바마 시절의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도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합법 이민제도는 메릿베이스 시스템으로 바꿔 능력 있는 이민자만 선택적으로 허용해 합법 이민규모를 현재의 절반 이하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민과 불체자에 포용적 태도를 갖고 있다. 공개적으로 불체자 1,100만명에 대한 시민권 취득 허용 정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DACA 청소년의 신분도합법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폭 축소한 난민 수용규모도 현재 1만 8,000명에서 12만5,0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헬스케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보험 정책은 오바마케어 폐지와 약값 제한에 무게가 실려 있다. 끊임 없이 오바마케어 철폐를 추진하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케어의 정신을 계승해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메디케어를 위한 약값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특정 고가약에 대한 약값 제한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인프라 및 에너지
바이든 후보는 연방정부 소유 땅에서 화석연료 시추를 위한 리스계약을 철폐하고, 화석 연료와 부동산 산업과 관련한 세금 감면을 제한하고, 신재생 에너지 등에 대한 세금 우대 조치는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린에너지 지원을 중심으로 1.3조 달러 부양책을 내놓았다. 15년 내에 온실가스 제로를 추진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오일시추에 긍정적이며, 도로 및 교량, 5G를 포함하는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부양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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