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지난달 21일부터 망명 신청 받지 않고 돌려보내”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망명 제도 운영을 중단했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적용된 새 규정에 따라 미국에 망명을 원하는 이민자들이 망명 신청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멕시코로 보내지고 있다.
이날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새 규정이 적용된 이후 멕시코와 중미 출신 이민자 1만 명가량이 멕시코로 추방됐다고 밝혔다.
마크 모건 CBP 국장 대행은 이러한 규정 변화가 “이민에 관한 게 아니다”라며 “전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중 보건을 명목으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망명 제도 운영을 조용히 중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자들을 신속하게 돌려보내면서 현재 CBP 시설에 구금돼 있는 이민자들은 100명 미만이다. 지난해 한창 이민자 유입이 많을 땐 구금 인원이 1만9천 명에 달했다.
모건 국장 대행은 이를 두고 “모두가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폭력과 빈곤 등을 피해 본국을 떠난 이민자들은 소명할 기회조차 받지 못한 채 멕시코 국경 지역으로 보내져 발이 묶이게 됐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출신의 이민자들은 국경 폐쇄로 본국으로 쉽게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멕시코의 이민자 보호시설도 대부분 문을 닫아 이민자들이 치안이 불안한 국경 도시의 거리를 헤매거나 미국 친척에게 돈을 송금받아 거처를 마련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0명은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에게 서한을 보내 “공중보건 위기라고 해서 행정부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침해하거나 법 밖에서 행동할 권한을 부여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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