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사무처, ‘최저임금은 예산 아냐’ 유권해석
민주 강행 계획 차질…상원서 과반 아닌 60표 필요
하원은 최저임금 인상안 포함한 부양책 표결키로
(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 상원은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던 최저임금 인상안을 1조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에 포함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족수 기준을 낮춰 추진을 강행하려던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맥도너 미 상원 사무처장은 이날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안은 1조9000억 달러 부양법안에 포함될 수 없다고 유권 해석했다.
이것은 민주당이 상원에서 과반 찬성만으로 최저임금 인상안을 통과시키려던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조9000억 달러 부양책에 대해 예산 조정권을 행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상원의 의결 정족수를 60명이 아닌 51명(과반)으로 낮췄다. 상원 의석을 공화당과 각 50석씩 나눈 상황에서 공화당의 지지 없이도 단독 처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 부양책에 최저임금 인상안을 끼워넣었었다. 하지만 상원 사무처는 최저임금은 정부 ‘예산’이나 ‘재정’과 관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산 조정 절차를 따를 수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최저임금 인상안은 부양책 논의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도 조 맨친 상원의원과 중도파인 키어스틴 시너마 상원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거나 지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었다. 이에 부양책 최종안에 최저임금 인상안이 빠질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및 진보파 의원은 상원 사무처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 “실망스럽다”면서도 “의회의 결정과 상원의 절차를 존중한다”고 말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서 지도부와 함께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는 가장 좋은 길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 나라에선 그 누구도 풀타임으로 근무하면서도 가난하게 살아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결정이 내려진 뒤 “매우 실망했다”면서 “우리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백만 명의 미국 노동자들과 그 가족을 돕기 위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는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진보파 의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상원의 구시대적이고 비민주적인 규칙 때문에 우리는 이 나라의 박봉을 끝내는 것과 고군분투하는 3200만 명의 미국인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은 오는 26일 본회의 표결에서 최저임금안이 포함된 부양법안을 그대로 올리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 안은 내일 표결하는 부양책에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 예산위원회가 지난 22일 19대 16으로 통과시킨 부양책에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포함됐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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